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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악마가 아니다(현명한 '좋은 빚' 사용법)

by 어부 킴제이 2025. 12. 4.

 


대부분의 사람에게 '빚(Debt)'은 죄악이나 위험의 대명사로 인식됩니다. 한국 사회에서 빚은 '빨리 갚아야 할 것', '없는 게 좋은 것'이라는 도덕적 프레임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의 관점에서 빚, 즉 **레버리지(Leverage)**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증식 도구입니다. 부채를 단순히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빚'**과 **'소비적인 빚'**으로 냉철하게 구분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성실한 노동 소득만으로는 자산 가격의 비선형적인 상승을 따라잡을 수 없는 2040 세대에게, 이 레버리지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경제적 자유로 향하는 속도를 두 배로 가속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1. 빚의 이분법: 좋은 빚과 나쁜 빚의 구분 기준

빚을 악마와 구세주로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바로 **'빚이 소득을 창출하는가, 아니면 소비를 부르는가?'**입니다.

* **나쁜 빚 (소비성 부채):** 가치를 소모하는 데 쓰이는 빚입니다. 예를 들어, 명품 구매, 사치성 소비, 이자를 지급하는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입니다. 이 부채들은 당장의 만족을 주지만, 미래의 소득을 끌어다 쓰는 것이므로 자산 증식에는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자가 복리로 쌓여 재정 상태를 빠르게 악화시키는 독이 됩니다.
* **좋은 빚 (생산성 부채):** 미래의 현금 흐름을 창출하거나 자산 가치를 증가시키는 데 쓰이는 빚입니다. 대표적으로 **주택담보 대출**이 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을 통한 자본 이득(Capital Gain)이나 임대 수익(Rental Income)을 창출하여 부채 상환 비용을 초과하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사업 확장을 위한 대출, 미래 소득을 높여줄 교육을 위한 학자금 대출 등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좋은 빚은 **타인의 돈(O.P.M: Other People's Money)**을 활용하여 내 자산의 크기를 키우는 수단입니다.

 

2. 레버리지의 마법: 자본 수익률 극대화 원리

좋은 빚이 자산 증식 속도를 올리는 핵심 원리는 **'자기 자본이익률(ROE)'의 극대화**에 있습니다. 투자자가 가진 자기 자본뿐만 아니라 타인의 자본(대출)까지 끌어와 투자했을 때, 그 투자 수익률이 대출 이자율보다 높기만 하다면 최종적인 자기 자본 수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부동산을 사려 할 때 자기 돈 5억 원과 대출 5억 원(이자율 4%)을 사용했다고 가정합시다. 1년 후 이 부동산이 10% 상승하여 11억 원이 되었다면, 부동산 자체의 수익은 1억 원이지만, 대출 이자 2,000만 원(5억 원의 4%)을 제외한 순수익은 8,000만 원입니다. 이는 투자자가 투입한 자기 자본 5억 원 대비 16%의 수익률(8,000만 원 / 5억 원)을 달성한 것입니다. 만약 대출 없이 자기 돈 10억 원을 모두 사용했다면 수익률은 10%에 그쳤을 것입니다. 이처럼 레버리지는 자기 돈으로만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증폭시키는 마법을 발휘합니다.

 

3. 레버리지 사용의 냉철한 전제 조건: 이자율과 기대 수익률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는 두 가지 숫자를 냉철하게 비교해야 합니다.

* **대출 이자율 (Cost of Debt):** 빚을 얻는 데 드는 비용입니다.
* **투자 자산의 기대 수익률 (Expected Return):** 해당 자산이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입니다.

**좋은 빚은 반드시 '기대 수익률 > 대출 이자율'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때만 활용해야 합니다.** 만약 투자 자산의 수익률이 대출 이자율을 밑돈다면, 레버리지는 수익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손실을 가속하는 재앙이 됩니다. 따라서 빚을 내기 전에는 투자 대상의 미래 가치 상승 가능성과 이익 창출 능력을 철저히 분석하여 이자 비용을 능가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위험(제6편 참조)까지 고려하여 **이자 상환 능력을 보수적으로 예측**해야만, 자본주의의 강력한 도구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빚'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대의 가장 큰 기회비용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2040 세대는 낡은 도덕적 관념에서 벗어나, 빚을 **자산 증식을 위한 효율적인 자본 조달 수단**으로 재정의해야 합니다. 나쁜 빚을 정리하고, 오직 좋은 빚만을 활용하여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경제적 목표 달성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비결입니다. 중요한 것은 빚의 크기가 아니라, 그 빚이 **미래 소득을 창출하는가**에 대한 냉철하고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우리가 투자로 모은 자산의 실질적인 가치를 조용히 갉아먹는 도둑,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 이 도둑으로부터 우리의 자산을 지키는 방어 전략을 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