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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돈이란 무엇일까?

마흔에 재테크 따라하기<1> "재테크 잘 모르겠어요"

by 어부 킴제이 2025. 11. 18.

 

“재테크를 모르겠어요”라는 말 뒤에 숨은 진짜 이유

 

마흔 전후의 사람들은 공통된 고민을 털어놓곤 한다.
“이제라도 재테크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면, 이 질문의 핵심은 ‘방법을 모르겠다’가 아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자산의 실제 상태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불안에서 출발한다.
돈이 얼마나 있는지, 어디에 묶여 있는지, 어떤 특성을 가진 자산인지 정리되지 않으면
어떤 정보를 들어도 와닿지 않고, 무엇을 시작해도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재테크의 첫 단계는 ‘투자’가 아니라 자산을 제대로 보는 훈련이다.
이 칼럼은 바로 그 출발점, 즉 마흔의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기초·시작”이라는 세 가지 기둥을 작은 교실 수업처럼 차분히 풀어낸다.

 

자산을 읽고, 기초를 다지고, 전략적 시작을 설계하는 방법


1. 자산을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 구조로 보기

 

우리는 보통 자산을 예금·주식·부동산처럼 종류로만 기억한다.
하지만 마흔 이후의 재테크에서 더 중요한 건 성질, 즉 구조다.
자산은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성질로 나뉜다.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돈(유동성)
-조금의 절차로 현금화할 수 있는 돈(반유동성)
-매각에 시간이 필요한 자산(비유동성)
-돈을 만들어내는 생산성 자산
-유지비만 들어가는 비생산성 자산

이 구분을 적용하면 “자산이 많지만 여유는 없는 사람”과
“자산은 적어도 구조적으로 탄탄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선명하게 보인다.

예를 들어 자산의 대부분이 비유동·비생산 자산이라면 겉보기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재무 체력이 약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규모가 작아도 유동성 + 생산성이 일정 비율을 차지하면
위기 대응 능력과 장기 성장 가능성이 커진다.

결론적으로, 마흔의 자산 점검은 **“얼마냐”가 아니라 “어떤 구조냐?”**고 이루어져야 한다.
이 관점이 이후의 모든 판단의 기반이 된다.

 

2. 흐름과 패턴을 읽는 기초 체력 만들기

 

기초란 단순한 투자 상식을 말하지 않는다.
매달 반복되는 현금흐름을 해석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마치 몸무게를 재듯, 지금 재무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기초에는 세 가지 체력이 필요하다.

-현금흐름 분석 능력
소득보다 중요한 건 남는 돈이고, 남는 돈보다 중요한 건 남는 이유다.
이 분석이 돼야 비효율이 드러난다.

-지출 성격 분류 능력
필수·선택·낭비로 단순하게 나누면 지출 구조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
대부분 ‘필수’로 여기는 항목 상당수가 사실 선택이다.

-부채 성질 판단 능력
소비성 부채와 생산성 부채를 구분하지 못하면 투자 판단이 매번 흔들린다.
부채는 ‘있다/없다’보다 ‘왜 생겼는가?’가 더 중요하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위험을 해석하는 태도다.
위험을 두려움이 아니라 “측정할 수 있는 변수”로 바라보면
감정이 아닌 구조로 판단하는 힘이 생긴다.

3. 마흔의 ‘시작’은 첫 투자가 아니라 시스템 설계다

 

많은 사람이 ‘시작’을 투자 상품을 고르는 일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마흔의 시작은 훨씬 전략적이어야 한다.
앞으로 10년 이상 유지할 재무 시스템의 설계가 바로 시작이다.

 

시작에는 다섯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유동성 안전망 3~6개월 확보
이 쿠션은 시장이 흔들릴 때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방패다.

잠자고 있는 자산 정리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코어 포트폴리오 구축(ETF 중심)
장기 성장과 안정적 흐름 두 축을 미리 잡아두면
시장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정기 재조정 체계화
이는 성과 관리가 아니라 ‘감정 통제’이자 ‘구조 유지’이다.

자본이 스스로 일하게 하는 성장 루프 구축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사람만이 복리의 효과를 실제로 경험한다.

즉 마흔의 시작은 ‘지금 뭔가 투자했다’가 아니라
자산이 앞으로 어떤 궤도로 움직일지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마흔의 재테크는 오늘부터 방향을 갖는다

마흔의 재테크는 늦지 않았다.
다만 감각이나 기분에 의존하는 재테크는 이제 효과가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자산의 구조를 읽는 눈,
흐름과 패턴을 파악하는 기초 체력,
그리고 장기 전략을 설계하는 차분한 출발이다.

작은 교실에서 나누는 이 첫 번째 수업은
그 출발점인 “자산 눈뜨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음 편에서는 흐름과 지출 구조를 정리하고
실제 재무 체력을 키우는 방법을 이어서 다룬다.

당신의 자산은 오늘부터 비로소 올바른 방향을 갖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