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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돈이란 무엇일까?

서른의 돈 스터디<7> 세금의 언어(절세는 최고의 수익이다)

by 어부 킴제이 2025. 11. 8.

 


돈을 버는 법을 배우는 사람은 많지만, 지키는 법을 배우는 사람은 드물다. 세금은 우리가 벌어들이는 수익에서 조용히 빠져나가는 큰 지출 중 하나다. 그러나 세금을 ‘피하려’ 하기보다, 이해하고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절세는 편법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이번 글에서는 서른의 시점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세금의 기본 구조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세 루틴을 정리한다.

 

세금의 본질 – 수익의 반대말이 아닌 ‘동반자’

사람들은 세금을 불편해한다. 월급명세서의 공제 항목, 연말정산의 복잡한 서류들, 부동산 취득세나 양도세까지. 세금은 마치 벌칙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세금은 시스템의 언어다. 우리가 경제활동을 하는 이상 세금은 반드시 존재한다. 중요한 건 ‘얼마를 내는가?’보다 ‘왜 내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세금은 근로소득·사업소득·이자·배당·양도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서른의 대부분은 근로소득세로 시작한다. 월급에서 매달 공제되는 세금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꾸준히 재무에 영향을 준다. 이를 단순히 ‘빠져나가는 돈’으로 보지 말고, 관리해야 할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세는 공제 항목을 최대한 활용하면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은 모두 공제 대상이다. 연말정산은 세무 행정이 아니라 개인 재무관리의 결산 과정이다. “올해 나는 어디에 얼마를 썼는가?”, “어떤 소비가 공제로 이어지는가?”를 분석하면 세금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된다.
세금의 본질은 ‘벌금’이 아니라 ‘참여의 비용’이다. 세금을 아는 사람은 제도를 이용할 수 있고, 모르는 사람은 제도의 대상이 된다. 서른의 재무는 세금에서 시작해 세금으로 완성된다.

 

절세의 구조 – 합법적 전략과 습관의 힘

절세는 단기 기술이 아니라 장기 루틴이다. 꾸준히, 체계적으로, 합법적으로 줄여야 한다. 세금의 구조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절세 습관을 들이면 수익률이 1~2% 상승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본다.
첫째, 세금은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연금저축펀드, IRP)에 연간 700만 원까지 내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자라면 최대 115만 원, 자영업자라면 최대 165만 원까지 절세가 가능하다. 단순히 ‘저축’이 아니라 ‘세금을 줄이는 투자’가 되는 셈이다.
둘째, 투자 소득의 과세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주식과 ETF는 국내 상장 기준으로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 된다. 하지만 해외 ETF나 미국 주식은 양도차익이 250만 원을 초과하면 별도 신고가 필요하다. 이때 손익 통산(이익과 손실을 상계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사업 소득자나 프리랜서라면 경비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세금은 ‘소득 – 비용’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경비 증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절세의 핵심이다. 사업용 계좌를 분리하고, 카드 사용 내용을 정리하며, 매월 장부를 업데이트하면 연말정산 때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결국 절세의 본질은 예측할 수 있는 재무 루틴이다. 세금은 연말이 아니라 ‘연중 관리’의 대상이다. 한 해의 소비·투자·저축 흐름을 월 단위로 기록하면, 세금은 더 이상 불안의 대상이 아니라 계획의 일부가 된다.

 

세금 감각 – 돈을 버는 사람에서 지키는 사람으로

서른의 재무에서 진짜 성숙은 ‘벌기’보다 ‘지키기’에 있다. 세금을 통제하는 감각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수준이 아니라, 자산을 시스템으로 다루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1년에 500만 원 절세하면, 이는 연 5% 수익률의 1억 투자 효과와 같다. 즉, 절세는 ‘보이지 않는 수익’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세금을 뒤늦게 확인하고, 이미 빠져나간 후에야 대응한다.
이제 세금도 ‘언어’처럼 배워야 한다. ‘공제’, ‘세액’, ‘비과세’, ‘이연’ 같은 단어들이 낯설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그 언어를 이해할 때, 제도의 구조가 보인다. 제도를 이해한 사람은 법의 울타리 안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세금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만들어둔 재정의 문법이다. 그리고 절세는 그 문법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능력이다. 돈을 버는 사람은 많지만, 돈을 ‘운영’하는 사람은 드물다. 서른의 재무는 이제 그 차이를 구분할 시기다.


세금은 피할 수 없지만, 통제할 수 있다. 절세는 편법이 아니라 재무 지능의 표현이다. 제도를 이해하는 사람만이 제도 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닌, 돈을 지키는 기술을 배우는 것. 그것이 서른의 재정이 진짜 시작되는 지점이다.